인류는 현실 안에 또 하나의 현실을 창조했다. 바로 진보한 가상현실세계, 메타버스metaverse다. 메타버스는 이제 우리 의료현장까지도 깊숙이 들어와 미래 의료계의 발전을 견인하고 있다. 예비의료진과 현장의 의료진, 환자 모두를 위해 확장되고 있는 메타버스 현실을 들여다보자.
#1. 수술실 비대면 현장 참관
지난 5월 아시아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의 온라인 학술대회 폐암 수술 교육이 분당서울대병원 스마트수술실에서 진행되었다. 아시아 각국의 흉부외과 의료인 200여명은 그 현장에 비대면 방식으로 참관했다. 참관 의료인들은 각자 자신이 있는 공간에서 HMD(Head Mounted Display) 장비를 가지고 실제 수술 모습을 생생하게 지켜보았다.
스마트수술실의 360°-8K-3D 카메라는 수술을 진행하는 의료진의 모습은 물론이고 수술실 환경까지도 원하는 대로 볼 수 있도록 중계했다. 그 현장의 자세한 모습과 함께 3D XR 이머시브 사운드 기술을 활용해 음성 대화까지 현장감 있게 전달하면서, 메타버스 수술 시연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한자리에 모일 수 없는 사람들을 한자리에 모이게 하고, 실제 참관하는 것보다도 더욱 세밀하게, 마치 그 현장 안에 들어가 있는 듯한 현실감을 제공한 것이다.
#2. 진료실 시뮬레이션 교육
메타버스 진료실도 있다. 실제 환자처럼 움직이는 가상의 환자에게 치료법을 실습할 수 있는 교육 공간이다. 환자에게 정맥주사와 채혈, 신경계 사정 등의 실습이 가능하고, 촉감까지도 재현된다. 단순한 시청각적 체험이 아니라 가상의 환자와 소통하며 상호작용을 할 수도 있어 더욱 효과적이다. 실습 중 감염이나 의료 사고 등의 위험으로부터 안전하다는 장점도 있다.
또한 코로나19 환자를 위한 시뮬레이션, 개인보호복 착·탈의 시뮬레이션, 재난 중증도 분류 시뮬레이션게임 등 다양한 시뮬레이션 교육 프로그램들이 개발되어 의료종사자들과 구급대원, 예비 의료종사자인 관련학과 대학생들의 교육에 도움을 주고 있다. 현장에 투입되기 전 최대한 현장감 있는 훈련을 하는 데 메타버스가 필수적이라는 평가다.
#3. 환자를 위한 가상 환경
메타버스는 의료진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의료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환자의 회복력을 높이는 데에도 활용될 수 있다. 현재 암 환자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항암치료를 받을 수 있는 가상환경을 구현하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또한 어린 환자들이나 임산부, 정신과 환자를 위한 메타버스 서비스, 일반 대중들이 의료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메타버스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개발될 예정이다.
이렇듯 나날이 진보하는 기술과 함께 메타버스는 의료현장 안으로 속속 들어오고 있다.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의대생의 임상실습 교육, 전공의와 전임의의 수술교육에도 적용될 예정이다. 의료현장은 우리의 생명을 다루는 중요한 곳이기에, 보다 더 세밀하고 정확한 진료를 위한 노력은 계속되어야 한다.
미래 의료현장의 중심에 메타버스가 있다. 대한민국 의료서비스의 질적 향상과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한 메타버스. 그 진보된 기술과 함께 눈부시게 성장하는 우리 의료계의 모습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