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춘의 묘약 고압산소, 세포나이 어떻게 되돌리나?

인류 전 세대에 걸쳐 공통된 꿈이 있다면 아마 불로장생일 것이다. 이 꿈을 실현해줄 묘안의 실험이 성공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최근 인간의 노화 과정을 세포 단계에서부터 되돌리는 실험이 성공했다. 지난 11월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 텔아비브대와 샤미르의료원 등 공동연구진이 ‘고압산소요법(HBOT)’으로 ‘텔로미어’를 연장해 노화세포를 줄였다고 밝혔다. 장기간 유산소 운동으로 텔로미어가 최대 5% 늘어난 연구 결과도 있었지만, 이번 고압산소요법은 나이를 거꾸로 먹는 획기적인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텔로미어는 염색체 끝부분에 있는 말단 염색 소립이다. 세포의 시계 역할을 하는 DNA 조각들로, 세포의 수명을 결정짓는 역할을 한다. 인간은 일생에 60번 정도 세포분열을 한다. 텔로미어는 세포분열이 일어나는 동안 염색체 끝부분에서, 분해되지 않고 세포의 정보를 유지한다. 노화가 진행될수록 텔로미어 길이는 줄어들고, 더 이상 줄어들 것이 없으면 세포가 죽기 때문에, 텔로미어 길이를 최대한 길게 유지하는 것이 안 늙는 비결이다. 

최근의 연구는 무려 25년의 시간을 거꾸로 돌렸다. 노화를 더디게 하거나 멈추는 정도가 아니라, 말그대로 ‘회춘’하도록 한 것이다. 이스라엘 연구진은 65세 이상 남녀 35명을 대상으로 90일 동안 1주일에 5번 고압산소요법을 시행했다. 2기압의 100% 산소가 차 있는 고압산소장치 안에 여러 명이 들어가 20분 동안 호흡을 하고 5분 쉬는 방식으로 90분 동안 진행했다. 치료를 받기 전과 30회 후, 60회 후, 1-2주 지난 후 각각의 혈액을 채취해 텔로미어 길이와 노화세포 상태를 분석했다. 

그 결과, 면역력과 관련 있는 백혈구 즉 도움 T세포와 세포독성 T세포, 자연살상 세포, B림프구의 텔로미어 길이가 20% 이상 증가했다. 특히 B림프구 텔로미어 길이가 가장 길어졌다. 치료 30회 후 25.68%, 60회 후 29.39%, 1-2주 후 37.63%까지 길어졌다. 이는 25년 젊어졌다는 것을 뜻한다. 노화세포 또한 크게 감소했다. 노화한 도움 T세포는 37.3%, 세포독성 T세포는 10.96% 감소했다. 

‘고압산소’를 투여하면 신생혈관이 만들어지면서 조직이 재생되고 세포가 성장한다. 평균보다 훨씬 높은 농도의 산소가 혈액에 녹아 들어 조직과 장기로 많은 산소를 운반하면서 각종 질환의 치료 효과를 높이게 된다. 이에 ‘고압산소 치료’는 신진대사 기능을 높이고, 체내 독소를 제거한다. 또한 면역력과 항산화력을 높이고, 혈관 재생능력을 향상시킨다. 텔로미어 역시 고농도의 산소를 통해서 유지되고, 길어지기 때문에, 고압산소로 생체 나이를 되돌릴 수 있는 것이다.   

고압산소 치료요법이 기존에는 일산화탄소 중독이나 잠수병 같은 응급상황에서만 쓰였다. 하지만 이제는 그 범위가 넓어졌다. 당뇨병 합병증인 족부 감염이나 동맥 혈액순환 장애로 인한 다리 궤양 치료에 이용된다. 또한 외상성 뇌손상과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 분만 손상에 따른 뇌성마비, 뇌졸중, 자폐증, 치매와 파킨슨 병 등 난치성 신경학적 질환들, 만성 라임병, 암 치료 등에도 활용된다.

암의 경우 저산소증을 해결해야 한다. 저산소증은 암세포의 생존, 혈관생성, 전이에 영향을 주며, 항암제에 대한 저항성을 증가시킨다. 암세포에 고압산소를 투여하면, 정상세포와는 반대로 신생 혈관 생성이 억제되기 때문에 암세포의 성장을 막을 수 있다. 또한 고압산소 치료요법은 체내의 혈중 산소포화도를 높여 항암제 치료 또는 방사선 치료 후 손상 된 조직 회복과 항암 효과를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   

 모두의 노화 시계가 늦춰질 날이 가까워 온다. 노화생물학의 ‘성배’라고 불리는 텔로미어 단축이 현실화되고 있다. 더불어 난치성 질환 치료까지, 고압산소치료법이 바로 회춘의 묘약이다.